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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ST CARE · 1편

새끼손가락이 알려주는 것
손목터널증후군 자가진단을 검색하면 손목을 꺾어보라는 검사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정리하다 보니 검사보다 먼저 볼 것이 있었습니다. 손이 저릴 때 어느 손가락이 저린지입니다.
01
신경이 지나는 좁은 길
손목 안쪽에는 수근관이라는 좁은 통로가 있습니다. 손목 터널이라고도 부릅니다. 이 안으로 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들과 함께 정중신경이 지나갑니다. 이 신경이 눌리면서 생기는 것이 손목터널증후군입니다.
서울아산병원 자료에 따르면 정확한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중년 여성, 비만인 경우, 고령, 당뇨병이 있는 분들에게 흔하다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손을 많이 쓰는 주부와 미용사, 피부관리사,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오래 쓰는 직장인이 더해집니다.
범위가 꽤 넓습니다. 그래서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넘기기 어려운 질환입니다. 손을 안 쓰고 지내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생기는 방식도 극적이지 않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다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같은 자세로 손목을 오래 쓰는 동안 조금씩 좁아지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언제부터였는지 짚어내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손이 저리다고 해서 모두 이 질환은 아닙니다. 목에서 나오는 신경이 눌려도, 팔꿈치 쪽 신경이 눌려도 손이 저립니다. 그래서 어디가 어떻게 저린지를 구분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02
집에서 확인하는 세 가지
손목을 꺾어보는 검사보다 이 세 가지가 먼저입니다. 도구도 필요 없고 해석할 것도 없습니다. 그냥 떠올려보면 답이 나오는 질문들입니다.
🖐 어느 손가락이 저린가
정중신경은 엄지와 검지, 중지, 그리고 약지의 절반을 담당합니다. 그래서 이 질환에서는 새끼손가락이 저리지 않는 것이 특징으로 꼽힙니다. 손 전체가 저리거나 새끼손가락까지 저리다면 다른 원인일 수 있습니다.
🌙 밤에 더 심한가
낮에는 괜찮다가 밤에 저려서 깨는 경우가 흔합니다. 아침에 손이 굳거나 경련이 오는 것도 함께 언급됩니다. 자는 동안 손목이 꺾인 자세로 오래 있기 때문으로 설명됩니다.
🥢 손에서 힘이 빠지는가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는 것이 신호로 언급됩니다. 단추를 채우거나 젓가락질처럼 손끝을 쓰는 일이 예전 같지 않다면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저림보다 이쪽이 먼저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03
검사 하나를 빼기로 했습니다
이 글을 처음 쓸 때 저는 자가진단법으로 세 가지를 적었습니다. 손목을 꺾어 유지하는 검사, 손목을 두드려 보는 검사, 그리고 수근관 부위를 엄지로 강하게 압박하는 검사였습니다. 세 번째를 이번에 뺐습니다.
신경이 지나는 자리를 스스로 세게 누르라고 안내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얼마나 세게, 얼마나 오래 눌러야 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입니다. 진료실에서 의사가 손끝 감각으로 하는 일을 글로 옮길 수는 없다고 봤습니다.
나머지 두 가지도 진단이 아니라 참고로만 적겠습니다. 손목을 아래로 꺾은 채 1분쯤 두었을 때 저림이 심해지는지, 손목 가운데를 가볍게 두드렸을 때 손가락 쪽으로 찌릿한 느낌이 퍼지는지 보는 것입니다. 아프면 즉시 멈추셔야 합니다.
사실 이 검사들보다 앞의 세 가지 질문이 더 쓸모 있었습니다. 검사는 결과를 해석해야 하지만, 새끼손가락이 저린지 아닌지는 그냥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순서를 바꿨습니다.
이 점은 조심하세요. 여기 적은 것은 진단이 아닙니다. 실제 진단은 근전도와 신경 전달 속도 검사로 확인합니다. 손에 힘이 빠지거나 엄지 아래 살이 얇아진 느낌이 든다면 지체하지 마시고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04
제 손목을 돌아봤습니다
블로그 글을 정리하다 보면 하루에 몇 시간씩 키보드와 마우스를 씁니다. 그런데 손목을 신경 써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깨나 목이 뻐근하면 알아채는데, 손목은 아프기 전까지 존재를 잊고 지냈습니다.
이 자료를 정리하면서 처음으로 제 손을 보며 확인해 봤습니다. 마우스를 잡을 때 손목이 책상에 닿아 위로 꺾여 있었습니다. 몇 년을 그렇게 썼는데 한 번도 눈여겨본 적이 없었습니다. 다음 편에서 다룰 책상 환경 이야기가 남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다행히 저는 저린 증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겪은 사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자료를 읽으며 알게 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 질환은 손을 특별히 험하게 쓰는 사람만 겪는 것이 아니라,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사람에게 온다는 점입니다.
그 점이 조금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무리해서 쓴 기억이 없어도 해당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시리즈를 이미 아픈 분보다 아직 괜찮은 분을 향해 쓰기로 했습니다.
그날 바로 바꾼 것은 하나였습니다. 접은 수건을 마우스 앞에 두고 손목을 올린 것뿐입니다. 장비를 산 것도 아닌데 꺾이는 각도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몇 년 동안 안 하던 일이 그 정도였다는 게 오히려 머쓱했습니다.
05
진료 전 정리할 다섯 가지
💬 이것만은 기억해주세요
손이 저린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손목만이 아니라 목이나 팔꿈치에서 오는 경우도 있어서, 스스로 이름을 붙이는 것은 위험합니다. 이 글은 진료실에서 무엇을 말씀드릴지 정리하는 데까지만 도움을 드립니다. 저림이 이어지거나 손에 힘이 빠진다면 미루지 마시기 바랍니다. 신경이 눌린 상태가 오래가면 회복에 시간이 걸립니다.
출처 서울아산병원 · 손목 수근관 증후군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수근관 증후군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료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본문의 내용은 질환을 진단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손 저림의 원인은 여러 가지이므로 증상이 이어진다면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SERIES
🤲 손목 건강 시리즈 전체 보기
1 손목터널증후군, 자가진단해도 될까? → 2 손목 스트레칭, 언제 하면 좋을까? → 3 마우스 쓸 때 손목, 어디에 둘까? → 4 관절 영양제, 손목에도 맞을까? → 5 손목 관리, 무엇부터 바꿀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