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SLEEP CARE · 4편

숙면 방해 요소를 걷어냈습니다

 

무엇을 더할지보다 무엇을 뺄지였습니다

1편에서 원인을 적어봤고, 2편에서 잠들기 전 한 시간을 비웠고, 3편에서 방을 손봤습니다. 그런데도 유독 잠들기 어려운 날이 남았습니다. 남은 것을 들여다보니 대부분 제가 무심코 반복하던 행동이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무엇을 새로 시작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무엇을 두었는지 적어보겠습니다.

 

01

커피 시간을 앞으로 당겼습니다

예전에는 오후 늦게 커피를 마셔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커피를 마셔도 잘 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편부터 적어온 기록을 나란히 놓고 보니 흐름이 보였습니다. 늦은 시간에 커피를 마신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잠드는 시간이 달랐습니다. 매번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반복되는 경향은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시간을 앞으로 당겨봤습니다. 하루아침에 끊은 것이 아니라 한 시간씩 옮겼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오후나 저녁 시간의 카페인을 피하도록 권하고 있는데, 저는 그 기준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제 기록을 보면서 제게 맞는 선을 찾았습니다.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 번에 끊지 않은 것이 오래간 이유이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완전히 없애려 하면 며칠 만에 되돌아갔는데, 시간만 옮기는 방식은 부담이 적었습니다. 커피를 줄인 것이 아니라 마시는 시각을 옮긴 것뿐입니다. 다른 습관을 손볼 때도 같은 방식을 썼습니다. 없애기보다 옮기거나 줄이는 쪽으로 두면 실패했다는 감각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오후에 커피가 당길 때 한 잔 더 마실지 잠시 생각해보는 정도가 됐습니다. 참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순서를 정해둔 느낌에 가깝습니다. 그 정도 변화면 계속할 만했습니다. 완전히 끊는 계획이었다면 진작 그만뒀을 것입니다. 지금도 그대로 유지 중입니다.

02

8시간에 매달리지 않았습니다

한동안은 자는 시간에 집착했습니다. 밤에 깨면 시계를 확인하고 몇 시간밖에 못 잤다고 계산했습니다.

그런데 그 계산 자체가 저를 더 깨웠습니다. 남은 시간을 세면서 빨리 자야 한다고 조급해졌고, 그러면 더 잠들기 어려웠습니다. 여덟 시간이라는 숫자를 채웠는지가 그날의 성패처럼 느껴졌습니다.

성인의 권장 수면 시간은 연령에 따라 달라지고 개인차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숫자를 세는 대신 아침에 개운했는지, 낮에 졸렸는지, 밤에 몇 번 깼는지를 보기로 했습니다. 시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겼습니다. 몇 시인지 모르는 편이 다시 잠들기에 나았습니다.

지금은 몇 시간 잤는지 세지 않습니다. 대신 아침에 일어났을 때의 느낌과 낮의 졸음을 기준으로 둡니다. 어떤 날은 여섯 시간을 자고도 괜찮았고, 어떤 날은 여덟 시간을 자고도 무거웠습니다. 숫자 하나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숫자를 내려놓고 나서야 밤에 깼을 때 덜 조급해졌습니다. 남은 시간을 계산하지 않으니 다시 잠드는 것도 수월했습니다. 시간을 채우는 것이 목표였을 때보다 잠자리가 훨씬 덜 불편해졌습니다. 잘 자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부담이 되고 있었던 셈입니다. 지금도 시계는 그 자리에 두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만으로 습관 하나가 사라졌습니다. 숫자를 지우니 남은 기준이 분명해졌습니다.

03

제가 하나씩 걷어낸 것들입니다

제 경우에 걸린 것은 세 가지였습니다.

☕

늦은 시간의 카페인입니다. 가장 먼저 손댔고 효과도 가장 분명했습니다. 다만 몇 시 이후는 안 된다는 식으로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날 컨디션과 마신 양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저는 저녁에 커피가 당길 때 한 번 더 생각해보는 정도로 두고 있습니다.

🍜

잠들기 직전의 과식입니다. 밤에 아무것도 먹지 않기로 한 것은 아닙니다. 배가 고파 잠들기 어려운 날에는 가볍게 먹는 편이 나았습니다. 다만 눕기 직전에 많은 양을 먹거나 기름진 음식을 먹은 날은 속이 불편해 자주 뒤척였습니다. 양과 시간을 함께 보는 쪽으로 바꿨습니다.

⏰

밤중에 시계를 보는 습관입니다. 깼을 때 시간을 확인하면 계산이 시작됐습니다. 앞으로 몇 시간 남았는지 세다 보면 잠은 더 멀어졌습니다. 시계를 치우고 나서는 깨더라도 그냥 다시 눈을 감게 됐습니다. 세 가지 중에 가장 사소해 보였는데 체감은 작지 않았습니다.

세 가지가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늦은 야식이, 다른 분께는 불규칙한 취침 시각이 더 크게 걸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목록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며칠 적어보면서 본인에게 걸리는 것을 찾아보시는 편을 권합니다. 저도 세 가지를 한 번에 알아낸 것이 아니라 몇 주에 걸쳐 하나씩 찾았습니다. 한꺼번에 찾으려 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됐습니다. 순서도 정해두지 않았습니다.

04

이 글에서 제가 빼기로 한 것

이번 편에서 넣지 않기로 한 것이 있습니다.

먼저 카페인 마감 시간을 숫자로 정하는 방식을 뺐습니다. 오후 몇 시 이후는 마시지 말라고 적으면 간단해 보이지만, 민감도가 사람마다 달라서 모두에게 같은 선을 그을 수 없습니다. 저도 제 기록을 보고 찾은 선이지 어디서 가져온 숫자가 아닙니다.

특정 음식이 잠을 돕는다는 정리도 넣지 않았습니다. 바나나나 우유, 견과류가 자주 언급되지만, 음식 하나가 수면을 개선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가 먼저라고 보고 그 이상은 적지 않았습니다.

허브차의 효능도 적지 않았습니다. 카페인이 없는 음료로 바꾸는 것과 그 차가 잠을 만들어준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사람에 따라 알레르기나 위장 불편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두었습니다. 확인해볼 만한 방향만 남기고 나머지는 덜어냈습니다.

대신 남긴 것은 관찰하는 방법입니다. 무엇이 나에게 걸리는지는 각자 다르기 때문에, 목록을 주기보다 어떻게 찾았는지를 적는 편이 쓸모 있다고 봤습니다. 제 경우에 걸린 것을 그대로 옮기는 것보다 그 편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음료나 제품을 고르는 기준도 적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사야 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줄여봤는지가 이 글의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이 구분을 지키는 것이 이번 편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입니다. 나머지는 각자 판단하실 몫이라고 봅니다.

05

대신 자리에 넣어둔 것들입니다

걷어낸 자리에 제가 넣어둔 것은 이 정도입니다.

✓

내일 할 일이 떠오르면 누운 채로 기억하지 않고 짧게 적어둡니다.

✓

저녁에 마실 것이 필요하면 카페인이 없는 쪽으로 고릅니다.

✓

잠들기 직전에는 많은 양의 음료를 한꺼번에 마시지 않습니다.

✓

밤에 깨더라도 시간을 확인하지 않습니다.

✓

며칠 단위로 그날의 조건과 잠을 나란히 적어둡니다.

특히 첫 번째가 저에게는 컸습니다. 누워서 무언가를 잊지 않으려고 애쓰면 머리가 더 복잡해졌는데, 적어두었다는 사실만으로 붙들고 있을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적는 내용도 길지 않습니다. 살 물건이나 확인할 일정 몇 줄이면 충분했습니다. 모든 걱정이 사라지지는 않지만 기억하려는 부담은 줄었습니다. 한꺼번에 다 바꾸실 필요는 없습니다. 카페인 시간을 조금 당겨보는 것과 잠들기 전 세 줄만 적어보는 것, 이 두 가지부터 며칠 해보시길 권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밤이 아니라 아침을 손봤던 이야기로 시리즈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저도 그 두 가지로 시작했습니다. 며칠 해보시고 달라지는 것이 있는지만 보셔도 충분합니다. 저는 그 며칠이 방향을 잡아줬습니다. 바뀐 것이 없다면 다른 조건을 찾아보시면 됩니다. 그 과정 자체가 이 시리즈에서 제가 해온 일이었습니다. 정답을 찾기보다 조건을 좁혀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저에게는 그 방식이 가장 잘 맞았습니다. 다음 편에서 그 마지막 조각을 적겠습니다.

본 콘텐츠는 건강한 수면 습관에 관한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개인의 질환을 진단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는 증상이 이어지는 경우, 낮 동안 심한 졸림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의료기관에서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 수면에 대하여

참고: 국가건강정보포털(질병관리청) - 수면과 수면장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