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SLEEP CARE · 2편

더 하기보다 멈추는 쪽을 골랐습니다
1편에서는 잠 못 드는 이유를 하나씩 적어봤습니다. 적어놓고 보니 제 경우에 가장 자주 무너지는 구간이 분명했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직전 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그 한 시간에 무엇을 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덜어냈는지, 그리고 남은 시간을 어떤 순서로 채웠는지 적어보겠습니다.
01
눕기 직전까지 화면을 봤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보거나 다음 날 할 일을 떠올리다가 그대로 잠을 청하는 날이 있었습니다. 그런 날에는 몸이 분명히 피곤한데도 쉽게 잠들지 못했고, 자다가 한 번 깨면 다시 잠들기가 어려웠습니다.
처음에는 잠자리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베개를 바꿔볼까, 방을 더 어둡게 해볼까 하는 쪽으로 먼저 생각이 갔습니다. 그런데 1편에서 며칠 적어보니 침대에 눕기 전 한 시간이 어땠는지가 그날 밤을 가장 크게 갈랐습니다.
화면을 늦게까지 본 날, 저녁을 늦게 많이 먹은 날, 잘 시간이 다 되어서야 할 일을 떠올린 날이 나빴습니다. 잠자리에서 해결하려던 문제가 사실은 그 앞 시간에 있었던 셈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침대가 아니라 그 앞 시간을 손보기로 했습니다. 잠자리를 바꾸는 것보다 손이 덜 가고, 무엇보다 제가 실제로 통제할 수 있는 구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방의 온도나 소음은 제 뜻대로 되지 않는 날이 있지만, 화면을 언제 내려놓을지는 대체로 제가 정할 수 있었습니다. 통제할 수 있는 것부터 손대는 편이 결국 오래갔습니다. 방을 손보는 일은 3편으로 미뤄두고, 우선 제 시간부터 정리했습니다. 순서를 그렇게 잡은 것도 손이 덜 가는 쪽을 먼저 해보려는 이유였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이번 편의 내용입니다. 그날의 조건 중에 제가 정할 수 있는 것부터였습니다. 나머지는 그다음 문제였습니다.
02
채우기보다 비우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방향을 바꿨습니다. 잠들기 전에 무엇을 더 할지 찾는 대신, 무엇을 멈출지부터 정했습니다.
처음에는 좋다는 것을 하나씩 붙여봤습니다. 스트레칭을 하고, 차를 마시고, 명상 앱을 켜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할 일이 늘어나자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숙제가 됐습니다. 피곤한 날에는 다 건너뛰게 됐고, 건너뛴 날에는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이 남았습니다.
지금은 반대로 하고 있습니다. 한 시간 동안 하지 않을 것을 정해두고, 남는 시간은 굳이 채우지 않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취침 최소 30분 전에는 전자기기를 끄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기준을 조금 앞당겨 한 시간으로 잡았을 뿐입니다. 비운 시간이 어색하면 그때 무언가를 하나만 넣습니다. 비운다는 말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채워야 할 목록을 만들지 않겠다는 정도입니다. 목록이 없으니 지키지 못했다는 감각도 생기지 않았고, 그래서 오히려 며칠씩 이어지는 날이 늘었습니다. 지금은 그 한 시간을 비워두는 것 자체가 신호가 됐습니다. 무언가를 끝내야 할 시간이 아니라 하루를 접는 시간이라는 표시입니다. 그 표시 하나가 생기고 나서는 늦게까지 일을 붙들고 있는 날이 줄었습니다. 무엇을 더 할지 고민하던 때보다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목록이 없다는 것이 이 방식의 핵심이었습니다. 지금도 이 방식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03
제 한 시간의 순서를 적습니다
비우고 나서 남긴 것은 네 가지뿐입니다. 순서대로 하지 못하는 날도 많습니다.
화면과 조명을 먼저 내립니다. 가장 먼저 하는 일이자 가장 자주 실패하는 일입니다. 스마트폰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고 방의 조명을 한 단계 낮춥니다. 암막을 완전히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고, 밝기를 낮추는 정도로도 눕기까지의 시간이 달라졌습니다.
몸을 가볍게만 움직입니다. 잠들기 전에는 강한 운동이나 깊은 스트레칭 대신 목과 어깨를 천천히 움직이고 발목을 돌리는 정도로 둡니다. 무릎이 불편한 날에는 깊게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강하게 당기는 동작은 하지 않습니다. 움직이다 통증이 커지면 그날은 중단합니다.
앉거나 누워 숨을 고릅니다. 특별한 호흡법을 지키지는 않습니다. 코로 편하게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는 정도입니다. 정확한 방법을 따라가려 하면 그것도 일이 되어서, 저는 몇 분이라도 활동을 멈추는 시간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세안 뒤 보습을 챙깁니다. 피부가 건조한 계절에는 이 순서를 마지막에 붙였습니다. 여러 제품을 새로 얹기보다 평소 쓰던 보습제 하나를 바르는 정도입니다. 다만 잠을 잘 잔다고 피부가 좋아진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각각 다른 관리이고 시간대만 겹칠 뿐입니다.
네 가지를 다 지킨 날은 많지 않습니다. 저는 첫 번째 하나만 지켜도 그날은 성공으로 칩니다. 못 지킨 날을 세지 않는 것이 이 순서를 오래 유지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04
이 글에서 제가 빼기로 한 것
이번 편에서 넣지 않기로 한 것이 있습니다.
먼저 10분 루틴처럼 시간을 숫자로 못 박는 방식을 뺐습니다. 5분 스트레칭에 2분 호흡, 3분 보습으로 나누면 정돈되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숫자를 지켰는지만 남습니다. 저부터도 시간을 재본 적이 없습니다.
호흡법을 단계별로 적는 것도 넣지 않았습니다. 몇 초 들이마시고 몇 초 참으라는 식으로 적으면 따라 하다가 오히려 신경이 쓰입니다.
취침 두 시간 전부터 물을 제한하라는 규칙도 적지 않았습니다. 자기 직전에 많은 양을 한꺼번에 마시면 화장실 때문에 깰 수 있지만, 갈증이 나는데 참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특히 고령이시거나 질환으로 수분량을 조절해야 하는 경우에는 일반적인 기준보다 본인의 지침이 우선입니다. 숫자와 규칙을 덜어내니 남는 것은 순서 몇 가지뿐이었지만, 그 편이 실제로 지켜졌습니다.
대신 남긴 것은 무엇을 멈출지입니다. 시작할 것을 정하는 것보다 멈출 것을 정하는 편이 저에게는 훨씬 지키기 쉬웠습니다. 지키지 못한 날에도 무엇이 어긋났는지가 분명하게 보였습니다. 규칙이 적을수록 남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덜어낸 자리에는 아무것도 채우지 않았습니다. 비어 있는 시간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날에는 그때 하나만 넣습니다. 그것도 매일 같은 것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 정도 여유가 오히려 이 시간을 오래 지키게 해줬습니다.
05
오늘 밤엔 하나만 골라봅니다
한꺼번에 시작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중 하나만 골라보시길 권합니다.
잠들기 한 시간 전 스마트폰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둡니다.
방의 조명을 한 단계 낮춥니다.
통증이 커지지 않는 범위에서만 가볍게 움직입니다.
몇 분이라도 활동을 멈추고 숨을 고릅니다.
세안 뒤 쓰던 보습제를 바릅니다.
가능한 한 비슷한 시각에 잠자리에 듭니다.
저는 첫 번째 하나로 시작했고, 나머지는 몇 주에 걸쳐 붙였습니다. 순서를 지키는 것보다 그 한 시간에 무엇을 하지 않을지 정해두는 편이 훨씬 오래갔습니다. 이 루틴이 통증을 낫게 하거나 잠을 보장해주지는 않습니다. 컨디션이 나쁜 날에는 여전히 잠이 얕습니다. 저는 이것을 치료법이 아니라 하루를 정리하고 잠을 준비하는 습관 정도로 두고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렇게 비운 시간에 잠자리 자체를 어떻게 손봤는지, 빛과 온도 이야기를 이어서 적어보겠습니다. 하나가 익숙해진 다음에 다음 것을 붙이시길 권합니다. 저도 한 번에 다 하려다 며칠 만에 그만둔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며칠 못 가서 전부 흐지부지됐습니다. 하나씩 붙인 지금이 훨씬 오래 이어지고 있습니다. 순서가 아니라 방향만 맞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밤 화면 하나만 조금 일찍 내려놓아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저는 거기서 시작했습니다. 그 한 가지가 나머지를 데려왔습니다. 나머지는 천천히 따라왔습니다.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및 생활습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질환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밤마다 통증으로 잠에서 깨거나 불면이 지속되는 경우, 붓기나 열감, 심한 통증 등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는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SERIES
🌙 수면 건강 시리즈 전체 보기
1 잠 못 드는 이유를 적어봤습니다 → 2 수면 루틴, 한 시간을 비웠습니다 → 3 수면 환경, 빛과 온도를 봤습니다 → 4 숙면 방해 요소를 걷어냈습니다 → 5 기상 습관이 수면을 바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