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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EEP CARE · 5편(완결)

기상 습관이 수면을 바꿨습니다

 

다섯 편을 쓰며 걸러낸 말들입니다

네 편 동안 저는 계속 밤만 보고 있었습니다. 원인을 적었고, 잠들기 전 한 시간을 비웠고, 방을 손봤고, 걸리는 것들을 걷어냈습니다.

마지막에 남은 것은 뜻밖에도 아침이었습니다. 잠은 밤에 자는데 정작 손봐야 할 곳이 아침에 있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그 이야기와 함께, 다섯 편을 쓰며 제가 무엇을 덜어냈는지 정리하며 시리즈를 마치겠습니다.

 

01

저는 계속 밤만 보고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수면을 생각할 때 몇 시간 잤는지에만 관심을 뒀습니다. 늦게 잠들어도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 된다고 여겼고, 주말에는 평일보다 한참 늦게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기록을 이어가면서 이상한 점이 보였습니다. 밤에 아무리 조건을 맞춰도 주말에 늦잠을 잔 다음 주 초가 유독 힘들었습니다.

밤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아침에서 시작된 셈이었습니다. 늦게 일어난 날은 밤에 잠이 오지 않았고, 그러면 다음 날 또 늦게 일어났습니다.

미국 국립심폐혈액연구소는 매일 같은 시각에 자고 일어나되 주중과 주말의 차이를 한 시간 이내로 두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제가 두세 시간씩 벌려놓고 있었으니 리듬이 흔들릴 만했습니다.

순서가 거꾸로였던 셈입니다. 저는 잠들기 전만 붙들고 있었는데, 정작 다음 밤을 정하는 것은 그날 아침이었습니다.

아침을 바꾸고 나서 밤이 따라온 것이지, 밤을 아무리 손봐도 아침이 흔들리면 제자리로 돌아갔습니다. 아침을 손보기 전까지는 같은 자리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밤에 할 수 있는 일은 이미 다 해본 뒤였습니다. 조명을 낮추고 카페인을 줄이고 방을 손봤는데도 남은 것이 있었다면, 남은 자리는 밤 바깥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자리가 아침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아채는 데 네 편이 걸린 셈입니다. 처음부터 알았다면 순서가 달랐을 것입니다. 그래도 순서를 알게 된 것이 소득입니다.

02

아침에 바꾼 것은 세 가지입니다

거창한 아침 루틴을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손댄 것은 세 가지뿐입니다.

☀️

일어나면 커튼부터 엽니다. 눈 뜨자마자 밖에 나가 햇볕을 오래 쬐지는 않습니다. 방을 밝게 만드는 정도입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잠깐 나가 걷기도 하지만 정해두지는 않았습니다. 몇 분을 채워야 한다는 기준은 두지 않았습니다.

🤸

몸을 천천히 깨웁니다. 기지개를 켜고 목과 어깨를 움직인 뒤 발목을 가볍게 돌리는 정도입니다. 뻣뻣한 날에는 범위를 줄이고, 통증이 있으면 그 부위는 건드리지 않습니다. 운동 효과를 노리는 시간이 아니라 몸을 일상으로 옮기는 시간으로 보고 있습니다.

⏰

일어나는 시각을 붙잡습니다. 세 가지 중 가장 어렵고 가장 크게 작용한 항목입니다. 매일 똑같이 일어나지는 못하지만, 주말에도 평일과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신경 씁니다. 다만 전날 잠이 많이 부족했다면 시각을 지키려고 수면 자체를 줄이지는 않습니다.

세 가지가 하루아침에 무언가를 바꿔주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아침이 규칙적으로 바뀌자 밤에 잠자리에 드는 시각도 함께 정리됐습니다. 아침이 정해지자 밤에 억지로 눕지 않아도 비슷한 시각에 졸음이 왔습니다. 밤에 잠들 시각을 정하려 애쓰는 것보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각을 붙잡는 편이 훨씬 지키기 쉬웠습니다. 일어나는 것은 제가 정할 수 있지만 잠드는 것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잠을 밤의 일이 아니라 하루 전체의 일로 보고 있습니다.

03

1편부터 4편을 되짚어봅니다

제목을 누르면 해당 편으로 이동합니다.

1편 잠 못 드는 이유를 적어봤습니다
원인을 하나로 지목하기보다 겹치는 조건을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
2편 수면 루틴, 한 시간을 비웠습니다
무엇을 더 할지가 아니라 무엇을 멈출지부터 정했습니다.
→
3편 수면 환경, 빛과 온도를 봤습니다
최적 온도라는 숫자를 버리고 그날 밤 제 상태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
4편 숙면 방해 요소를 걷어냈습니다
늦은 카페인과 취침 직전 과식, 밤중에 시계 보는 습관을 덜어냈습니다.
→

네 편을 나란히 놓고 보니 방식이 같았습니다. 전부 무언가를 더한 것이 아니라 덜어낸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그 덜어냄이 아침까지 이어졌을 때 비로소 하루가 하나로 연결됐습니다.

이 시리즈를 처음부터 읽으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본인에게 걸리는 편부터 펼쳐보셔도 충분합니다. 저도 쓰면서 순서를 정한 것이 아니라, 손이 덜 가는 것부터 하다 보니 이 순서가 됐습니다.

네 편을 통틀어 제가 새로 산 물건은 습도계 하나뿐이었습니다. 나머지는 이미 하고 있던 것을 옮기거나 줄인 것이었습니다. 비용이 들지 않는 것부터 손댄 것이 결과적으로는 오래 이어진 이유였다고 생각합니다. 새로 사야 하는 방법은 사는 순간 끝나지만, 순서를 바꾸는 방법은 매일 다시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그 방식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방식입니다. 다만 저에게는 이 방식이 맞았습니다.

04

다섯 편에서 걸러낸 말들입니다

이 시리즈는 편마다 넣지 않기로 한 것을 적어왔습니다. 마지막에 모아보니 세 갈래였습니다.

첫째는 숫자로 못 박는 말입니다. 침실 최적 온도, 카페인 마감 시각, 10분 루틴, 여덟 시간이라는 수면 시간이 여기에 들어갔습니다. 조건이 사람마다 다른데 숫자를 적어두면 그 숫자를 지켰는지만 남습니다.

둘째는 효과를 단정하는 말입니다. 특정 음식이 잠을 돕는다거나, 족욕이 깊은 잠을 만든다거나, 허브차가 숙면을 부른다는 정리가 그랬습니다.

셋째는 제품과 자세를 권하는 말입니다. 가장 좋은 수면 자세를 하나로 정해주거나 어떤 침구가 좋은지 적지 않았습니다. 제 방과 제 몸에서 맞았다는 이유로 권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요약을 따로 쓰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앞 편을 압축하면 이미 쓴 글을 다시 쓰는 일이 됩니다.

대신 남긴 것은 제가 어떻게 판단했는지입니다. 같은 결론에 이르지 않으셔도, 왜 그 문장을 뺐는지 알면 각자 자기 기준을 세울 수 있다고 봤습니다. 결론보다 과정을 남기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 편이 오래 쓸모 있다고 봤습니다.

이번 편에서 요약 대신 이 이야기를 넣기로 한 것도 그래서입니다. 무엇을 뺐는지가 이 시리즈에서 제가 실제로 한 일에 가장 가까웠습니다. 남긴 문장은 적지만 하나하나는 제가 지키는 것들입니다. 확실하게 말할 수 없는 것을 확실한 것처럼 적지 않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05

시리즈를 마치며 남기는 것들

다섯 편을 쓰며 제가 계속 지키려는 것은 이 정도입니다.

✓

잘 잤는지 판단하기보다 그날의 조건을 짧게 적어둡니다.

✓

무엇을 더할지보다 무엇을 덜어낼지를 먼저 봅니다.

✓

숫자를 맞추기보다 제 몸의 상태를 기준으로 둡니다.

✓

밤과 아침을 따로 보지 않고 하루로 이어서 봅니다.

✓

지키지 못한 날을 실패로 두지 않습니다.

수면은 완벽하게 관리해야 하는 숙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조금씩 자신을 돌보는 생활습관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잠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스스로를 탓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생활습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충분히 자고도 계속 피곤하거나, 밤마다 자주 깨거나, 심한 코골이나 숨이 멎는 듯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습관을 더 고치기 전에 확인부터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다섯 편 동안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다른 주제를 정리할 때도 이 다섯 가지 기준은 그대로 가져가려고 합니다. 무엇을 더 알려드릴지보다 어떤 말을 하지 않을지를 먼저 정하는 방식입니다. 이번 시리즈에서 제가 배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다섯 편을 마치고 나니 남은 것은 결국 매일 반복할 수 있는 몇 가지뿐이었습니다. 그 몇 가지를 오래 이어가는 것이 이 시리즈의 결론입니다. 읽어주신 분들도 자기 생활에 맞는 것 하나만 골라 가시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가 익숙해진 뒤에 다음을 더하시면 됩니다.

본 콘텐츠는 건강한 수면과 생활습관에 관한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개인의 질환을 진단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불면 증상이 지속되거나 낮 동안 심한 졸림이 반복되는 경우, 심한 코골이나 수면 중 호흡이 멈추는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의료기관에서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미국 국립심폐혈액연구소(NHLBI) - 건강한 수면 습관

참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 수면에 대하여